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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운명의검과두세계의주인공(판타지소설)

운명의 검과 두 세계의 주인공 15편: 시간의 전당, 뒤바뀐 진실의 조각과 운명의 굴레

by qooo2 2025.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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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편: 시간의 전당, 뒤바뀐 진실의 조각과 운명의 굴레
아린과 동료들은 **'시간의 전당'**으로 향하는 험난한 여정을 시작했다. 리안이 감지한 미세한 마나의 흐름을 따라 겹겹의 차원 문을 통과하고 환영으로 가득한 숲을 지나 마침내 그들은 고대의 기운이 짙게 깔린 거대한 공간에 도착했다. 어두컴컴한 동굴의 끝, 그들 앞에 펼쳐진 것은 아린의 꿈에서 본 그대로의 광경이었다. 거대한 고대 유적이 우뚝 솟아 있었고, 그 중심에는 검은 기운을 내뿜는 봉인석이 섬뜩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여기가… 시간의 전당이로군." 카이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유적 전체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기운은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그들을 짓눌렀다. 케인은 낡은 고대 문헌을 펼쳐 봉인석의 구조와 새겨진 문자를 비교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봉인석에 새겨진 고대 문자는 그가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문자보다 복잡하고 난해하여, 수많은 고대 문명들의 흔적이 뒤섞인 듯했다.
그때, 에리안이 봉인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운에 손을 뻗었다. 그녀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늘 온화하던 그녀의 얼굴에 미묘한 고통의 그림자가 스쳤다.
"이건… 파괴의 기운이 아니야. 이건… 응축된 슬픔과 고통의 기운이야." 에리안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의 치유 마법은 단순히 육체적인 상처를 넘어, 영혼의 파동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 봉인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마치 억압된 영혼의 절규처럼 느껴졌다. 그 기운은 슬픔으로 가득 찬 강물처럼 그녀의 마음을 휘감았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린은 봉인석을 감싸고 있던 검은 기운을 응시했다. 그 기운 속에서 그는 어딘가 익숙한 감정을 느꼈다. 어둠의 군주에게서 느꼈던 순수한 악의와는 달랐다. 그것은 마치 억압되고 왜곡된 거대한 힘이 뿜어내는 절규 같았다. 봉인석은 흡사 거대한 심장처럼 약하게 뛰고 있었고, 그 박동에서 헤아릴 수 없는 외로움과 비명이 전해졌다. 아린은 조심스럽게 운명의 검을 뽑아 들었다. 검은 그의 손에 닿자마자 미약하게 빛을 발하며, 봉인석이 내뿜는 기운에 반응하듯 약하게 진동했다.
아린은 운명의 검을 봉인석에 겨누는 대신, 조심스럽게 검의 끝으로 봉인석 주변의 마나 흐름을 탐색했다. 봉인석에서 흘러나오는 고통의 기운은 너무나도 생생했지만, 그의 직감은 이 봉인석 너머에 뭔가 다른 것이 숨겨져 있다고 속삭였다. 운명의 검이 봉인석의 표면을 스치듯 지나자, 봉인석에 새겨진 고대 문자들이 약하게 빛나며 불길한 소리를 내는 듯 진동했다. 봉인석의 표면에서 미세한 균열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봉인석 주위의 공간이 섬뜩하게 일그러지며 강렬한 빛과 함께 차가운 공기가 터져 나왔다. 빛이 걷히자, 모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봉인석 뒤편에 숨겨져 있던 또 다른 공간이 드러난 것이다. 그곳에는 봉인석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차원의 균열이 흉물스럽게 찢어져 있었고, 균열 너머에서 헤아릴 수 없는 어둠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 기운은 봉인석에서 느껴지던 슬픔과는 차원이 달랐다. 순수한 파괴와 공허가 거대한 블랙홀처럼 그들을 덮쳐왔다. 유적 전체의 공기가 급격히 차가워지고, 모든 소리가 사라지는 듯한 압도적인 침묵이 흘렀다.
"저게… 진짜 무의 지배자야!" 에리안이 경악하며 외쳤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몸을 휘감았던 보호막마저 균열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에 의해 희미해졌다. 균열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은 그녀의 치유 마법조차 무력하게 만드는 순수한 파괴의 기운이었다. 마나의 흐름 자체가 뒤틀리는 듯한 불쾌한 감각이 모두를 덮쳤다.
케인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낡은 문헌을 든 그의 손이 미약하게 떨렸다. "봉인석은 함정이었어! 봉인석이 내뿜는 고통의 기운은 우리를 속이기 위한 위장이었던 거야. 진짜 위협은 저 균열 너머에 있었어!" 그는 고대 문헌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시간의 전당은 우주적 균형을 수호하는 존재들의 안식처이자, 동시에 존재의 근원을 뒤흔드는 힘이 봉인된 곳. 봉인된 힘을 해방하는 자, 곧 세계의 재창조자가 되리라.' 이 문구가 봉인석 자체가 아니라, 봉인석 뒤에 숨겨진 차원 균열 너머의 존재를 해방시키는 자가 '재창조자'가 된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봉인석은 어쩌면 그 거대한 균열을 숨기기 위한 눈속임이자, 동시에 자신을 희생하여 그 균열의 힘을 미약하게나마 붙잡고 있던 존재였는지도 몰랐다. 봉인석이 내뿜던 고통의 기운은 바로 이 막대한 희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카이는 전율했다. "그럼 '운명의 수호자'들의 메시지는 봉인석을 해방하라는 것이 아니라, 저 봉인석을 넘어선 진정한 위협, **'무의 지배자'**를 막으라는 경고였던 거로군요!" 그의 손은 본능적으로 허리에 찬 검 손잡이로 향했다. 그들이 이 봉인석에 홀려 섣불리 해방을 시도했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재앙이 벌어졌을 것이다.
드러나는 반전: 시간의 역설과 과거의 메아리
균열 너머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형용할 수 없는 존재였다. 명확한 형태가 없었지만,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공허함, 그리고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기운이 그들을 압도했다. 이전 아린이 싸웠던 어둠의 군주는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우주의 근원을 뒤흔들 만한 존재였다. 그 존재가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자, 시간의 전당 전체가 뒤틀리는 듯한 불길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 균열 주변의 고대 유적 잔해들이 검은 가루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 순간, 아린의 눈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균열 너머의 '무의 지배자'의 어렴풋한 형태 속에서, 희미하지만 분명한 영상이 스쳐 지나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어둠의 군주였다! 과거, 아린이 봉산탈춤의 힘으로 쓰러뜨렸던 그 존재의 모습이, 훨씬 더 거대하고 뒤틀린 형태로 '무의 지배자'의 심연 속에서 메아리쳤다.
"어… 어둠의 군주? 말도 안 돼!" 카이가 외쳤다. "분명히 쓰러뜨렸는데…!"
케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단순한 잔상이 아니야. 저 무의 지배자는… 어둠의 군주의 근원이거나, 혹은…!" 그는 고대 문헌의 페이지를 미친 듯이 넘겼다. 그의 손에 들린 문헌 중 한 페이지가 갑자기 섬광을 발하더니, 낡은 글씨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새로운 구절을 형성했다.
'시간의 전당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흐름이 교차하는 곳. 진정한 무의 지배자는 시간을 거슬러 모든 존재를 삼키려 하나니, 그는 과거의 실패가 낳은 미래의 그림자이며, 다시 태어난 절망의 화신이다.'
"시간을 거슬러…?" 리안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럼 저 무의 지배자는… 미래의 어둠의 군주가 과거로 돌아와 모든 것을 바꾸려는 시도인가?"
아린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의 꿈속 '빛의 형체'는 분명 '무의 지배자'를 막으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봉인석이 진짜 위협이 아니었고, 그 뒤에 숨겨진 차원 균열 너머의 존재가 '무의 지배자'이며, 심지어 그가 어둠의 군주와 연관되어 있다니. 이는 단순한 싸움을 넘어선, 시간 자체의 왜곡을 의미했다.
"그럼 우리가 어둠의 군주를 쓰러뜨렸던 그 행위 자체가, 역설적으로 저 '무의 지배자'를 탄생시킨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건가?" 에리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우리의 승리가… 새로운 절망을 불러왔다는 거야?"
혼란이 그들을 덮쳤지만, 아린의 눈은 더욱 굳건해졌다. 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었지만, 두려움보다는 진실을 마주한 굳건한 의지로 가득 찼다. 그의 발밑에서 봉산탈춤의 리듬이 저절로 떠오르는 듯했다. 그의 몸에서 은은한 흥의 기운이 솟아나, 차가운 공허의 기운에 맞서며 주변을 따뜻하게 물들였다.
"이게… 우리가 막아야 할 진짜 적이다." 아린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의 눈은 불타는 듯한 결의로 빛났다. "운명의 검과 흥의 힘으로, 저 존재를 막아야만 해. 두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이 시간의 역설을 바로잡기 위해서!"
동료들 역시 아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해로 시작될 뻔했던 여정이었지만, 이제 그들은 진정한 위협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평화로운 일상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미지의 위협과 숨겨진 진실, 그리고 시간의 굴레에 맞서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운명의 검이 다시금 그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지표가 아닌, 진실을 향한 의문의 빛을 비추는 듯했다.
과연 아린과 동료들은 이 거대한 **'무의 지배자'**의 부활을 막고, 두 세계의 진정한 평화를 지켜낼 수 있을까? 혹은 그들의 과거의 승리가 만들어낸 이 역설적인 운명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시간의 전당에서 펼쳐질 새로운 전설의 서막이 지금 막 오르려 하고 있었다. 이 싸움은 단순한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시간과 운명,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거대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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