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굿전 9편: 새벽의 울림 - 깨어나는 조화, 새로운 시작의 노래
무당굿전 9편: 새벽의 울림 - 깨어나는 조화, 새로운 시작의 노래

지은의 푸른 광선검이 흑염룡의 그림자를 꿰뚫는 순간, 섬뜩한 비명과 함께 칠흑 같은 형체가 산산이 조각나 흩어졌다. 마치 검은 연기가 바람에 흩날리듯, 흑염룡의 잔재는 순식간에 동굴의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졌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검날이 흑염룡의 핵으로 보이는 검은 심장에 닿자, 놈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사악한 기운이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흩어지는 듯 보였던 검은 그림자들이 다시 뭉쳐들더니, 작고 불안정한 형태로 응축되기 시작했다. 붉은 눈빛은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희미하고 떨리는 검은 불씨만이 남아 있었다.
지은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잠시 당황했지만, 손안의 광선검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포스의 기운을 놓지 않았다. 그녀의 직감은 이 작은 불씨가 흑염룡의 완전한 소멸이 아닌, 어떤 형태로든 남아있음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귓가에 낯설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명하는 심연의 속삭임… 강대한 존재의 잔재가 당신의 힘에 굴복하고 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지은의 손에 들린 광선검 손잡이가 더욱 강렬한 푸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응축된 검은 불씨가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광선검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더니, 이내 검 손잡이 안으로 스르륵 빨려 들어갔다.
“저… 저건…?” 봉구는 털을 곤두세운 채 불안하게 중얼거렸다.
김씨 할아버지 역시 놀란 표정으로 이 기이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가씨… 대체 무슨 일이…!”
광선검 손잡이에서 흘러나오던 푸른 빛은 잠시 멎고, 대신 은은하고 깊은 검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지은은 낯선 감각에 집중했다. 검 손잡이를 통해, 아주 미약하지만 분명한 어떤 ‘의지’의 조각이 느껴졌다. 그것은 강렬한 분노와 절망, 그리고… 굴복의 감정이었다.
[새로운 소속령, ‘심연의 그림자’ 흑염룡이 당신의 힘에 예속되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다시 한번 울려 퍼졌다. 지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광선검 손잡이를 바라보았다. 흑염룡… 그 강력하고 사악한 존재가 자신의 소속령이 되었다니.
동굴 안에는 여전히 은은하고 아름다운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거대한 수정, ‘천상의 화음’은 이전보다 더욱 밝고 영롱하게 빛나며 맑고 청아한 울림을 퍼뜨리고 있었다. 깨어진 조화가 되살아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동굴 안을 가득 채웠다.
지은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고, 검 손잡이에 손을 뻗었다. 이전과는 다른, 차갑고 깊은 기운이 손끝에 느껴졌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의식을 집중하자, 희미한 검은 그림자가 그녀의 주변을 맴돌았다가 사라졌다. 그것은 분명 흑염룡의 잔재, 이제 그녀의 힘에 묶인 소속령의 형태였다.
“이… 이게 어떻게…” 봉구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웅얼거렸다.
김씨 할아버지는 놀라움과 함께 약간의 우려를 내비쳤다. “흑염룡은 강력한 존재입니다, 아가씨. 부디 조심하십시오.”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역시 흑염룡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강력한 힘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면,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르는 더 큰 위협에 맞설 수 있는 엄청난 전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정의 빛은 여전히 따뜻하게 동굴 안을 감싸고 있었고, ‘천상의 화음’의 맑은 울림은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는 듯했다. 지은은 자신의 소속령이 된 흑염룡의 기운을 느끼며, 묘한 책임감과 함께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이 예상치 못한 힘과 함께, 그녀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까?
동굴 밖에서는 새벽빛이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지은은 봉구와 김씨 할아버지와 함께 동굴 밖으로 나섰다. 그녀의 어깨에는, 한때 세상을 위협했던 어둠의 존재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빛나고 있었다. 새로운 조화와 함께, 그녀의 기묘한 여정은 이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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