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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무당굿전(한국판주술회전)

무당굿전 7편: 흑염룡의 부활 - 엇갈리는 운명의 갈림길

by qooo2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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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굿전 7편: 흑염룡의 부활 - 엇갈리는 운명의 갈림길
지은이의 기묘한 주문과 봉구의 처절한 울부짖음, 그리고 김씨 할아버지의 간절한 퇴마 기도가 한데 어우러지자, 동굴 안의 기이한 공기가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공허의 그림자는 예상치 못한 강력한 힘에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수많은 촉수들이 갈 곳을 잃고 허공을 휘저었고, 섬뜩하게 빛나던 눈들은 불안하게 흔들렸다.
“크아아악! 감히… 이 미천한 것들이!” 공허의 그림자의 형체가 불안정하게 일그러지며 검은 연기를 뿜어냈다. 김씨 할아버지가 소환한 빛나는 문양들이 뱀처럼 꿈틀거리며 그림자의 촉수를 칭칭 감았고, 봉구의 ‘차원 소멸 울부짖음’은 그림자의 몸체에 깊은 균열을 일으켰다.
지은이는 더욱 강렬해진 우주의 기운을 온몸으로 끌어모으며 마지막 주문을 외쳤다. “빵상빵상… 우주의 조화여! 깨랑깨랑… 영원히 소멸하라!” 그녀의 손에서 터져 나온 눈부신 푸른 광선이 공허의 그림자의 심장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커어어억…! 이… 이 힘은…!” 공허의 그림자는 마지막 절규와 함께 검은 재가 되어 흩날렸다. 징 주변을 맴돌던 불길한 기운이 사라지고, ‘천상의 화음’은 다시 맑고 영롱한 푸른 빛을 되찾았다. 동굴 안을 가득 채웠던 역한 우주의 악취도 점차 희미해져 갔다.
“해냈어…!” 지은이는 힘없이 무릎을 꿇으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봉구 역시 털이 축 늘어진 채 헥헥거렸고, 김씨 할아버지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짧은 안도감도 잠시, 동굴 바닥에서 꿈틀거리던 검은 액체들이 서서히 한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불안한 예감에 지은이는 다시 긴장하며 주변을 경계했다.
“저건… 뭐지?” 봉구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모여든 검은 액체는 이윽고 거대한 뱀의 형상으로 응축되기 시작했다. 칠흑 같은 비늘과 붉게 타오르는 눈을 가진 흉악한 용이었다. 그것은 바로 과거 김씨 할아버지를 괴롭혔던 강력한 악령, 흑염룡의 그림자였다.
“크하하하… 어리석은 인간들아! 공허의 힘은 그저 나의 부활을 위한 제물이었을 뿐!” 흑염룡의 그림자는 섬뜩한 웃음소리와 함께 거대한 몸체를 꿈틀거렸다. “이제 ‘천상의 화음’은 나의 것이다! 이 힘을 이용하여 모든 차원을 나의 지배 아래 둘 것이다!”
지은이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흑염룡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말도 안 돼… 놈은 아직 살아있었던 건가? 아니, 공허의 그림자를 이용해 부활을…!”
김씨 할아버지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군요. 흑염룡은 단순히 강력한 악령이 아닙니다. 우주의 균열에서 태어난 존재… 쉽사리 소멸시킬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
흑염룡의 그림자는 거대한 입을 벌려 ‘천상의 화음’을 삼키려 했다. 봉구는 재빨리 달려들어 흑염룡의 꼬리를 물어뜯었지만, 놈의 단단한 비늘에는 생채기조차 나지 않았다.
“봉구, 안 돼!” 지은이는 다급하게 외치며 오색 부적을 흑염룡에게 던졌다. 하지만 부적은 닿기도 전에 검은 기운에 휩싸여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지은이의 눈에 문득 동굴 벽면에 새겨진 기묘한 문양들이 들어왔다. 그것은 고대 우주 문자로, 그녀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지식과는 다른, 더욱 심오하고 강력한 힘을 담고 있는 듯했다.
“저 문양… 혹시…!” 지은이는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일그러진 우주 문자를 따라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우주 기운이 더욱 격렬하게 타올랐고, 잊고 있었던 우주신의 축복의 따뜻한 기운이 다시 한번 그녀를 감쌌다.
그 순간, 지은이의 머릿속에 새로운 영감이 떠올랐다. 그녀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강력한 우주의 흐름을 감지했고, 그 에너지를 그녀만의 방식으로 변환시키는 방법을 직관적으로 깨달았다.
“삐리… 빠… 뽀…!” 지은이는 웅얼거리는 듯한 기묘한 주문과 함께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불안정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다채로운 빛의 파동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우주의 언어가 깨져 흩어지는 듯한 혼란스러운 에너지였지만, 그 안에는 강력한 파괴력과 함께 기묘한 리듬이 담겨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지은이가 새롭게 터득한 기술, ‘삐리빠뽀’였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흑염룡의 그림자는 당황한 듯 몸을 움찔거렸다. ‘삐리빠뽀’에서 뿜어져 나오는 혼란스러운 에너지 파동은 놈의 검은 기운을 불안정하게 흔들었고, 단단한 비늘 곳곳에 미세한 균열을 일으켰다.
“크아악! 저… 저 기묘한 소리는 뭐냐!” 흑염룡의 그림자는 고통스러워하며 몸부림쳤다.
봉구는 지은이의 새로운 기술에 용기를 얻어 다시 한번 흑염룡에게 달려들었다. “컹컹! 지은아! 지금이야! 이 틀니 봉구가 놈의 주의를 끌겠어!”
김씨 할아버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아가씨! 저 기술은 불안정해 보입니다! 조심하십시오!”
과연 지은이는 그녀의 예측 불가능한 신기술 ‘삐리빠뽀’와 봉구의 용맹함, 그리고 김씨 할아버지의 지혜를 모아 흑염룡의 그림자를 물리치고 ‘천상의 화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흑염룡의 그림자는 왜 공허의 힘을 이용해 부활하려 했던 것일까?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어떤 더 거대한 우주의 음모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엇갈리는 운명의 갈림길 앞에서, 지은이와 봉구의 싸움은 더욱 위태롭고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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