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굿전 8편: 깨져버린 조화 - 포스와 광선검의 춤, 검도의 정신
예상치 못한 ‘삐리빠뽀’의 공격에 흑염룡의 그림자는 격렬하게 몸부림쳤다. 혼란스러운 빛의 파동이 놈의 칠흑 같은 비늘을 쉴 새 없이 강타했고, 그럴 때마다 섬뜩한 균열음이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붉게 타오르던 흑염룡의 눈빛은 점차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감히… 하찮은 인간 따위가…!” 흑염룡의 그림자는 고통과 분노가 뒤섞인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놈의 거대한 꼬리가 맹렬하게 휘둘러졌고, 봉구는 간발의 차로 피했지만, 꼬리가 휩쓴 자리에는 깊은 웅덩이가 파였다.
“지은아! 조심해! 저 녀석, 엄청나게 화났어!” 봉구는 털을 곤두세운 채 흑염룡을 노려보며 다급하게 외쳤다.
김씨 할아버지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아가씨! ‘삐리빠뽀’는 강력하지만 불안정합니다! 너무 오래 사용하면 오히려…!”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우려가 담겨 있었다.
지은이 역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 파동은 흑염룡에게 분명히 타격을 주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녀 자신에게도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었다. 온몸의 기가 소진되는 듯한 피로감과 함께, 머릿속이 깨질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그 순간, 동굴 벽면에 새겨진 고대 우주 문자들이 강렬한 푸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마치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힘이 깨어난 듯, 기묘하면서도 강력한 에너지가 동굴 안을 가득 채웠다.
“저… 저 빛은…!” 김씨 할아버지가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문자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 광선은 지은이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놀랍게도, 소진되었던 그녀의 기가 순식간에 회복되는 것은 물론,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이 그녀의 안에서부터 솟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우주의 따뜻한 숨결이 그녀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그녀의 직관은 이 힘이 단순한 에너지가 아닌, 우주의 생명력 그 자체, 포스라는 것을 어렴풋이 감지했다.
‘이것이… 고대 우주 문자의 힘… 포스…!’
지은이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놀라운 에너지에 숨을 멈췄다. 그녀의 손을 뻗자, 놀랍게도 순수한 푸른 에너지로 이루어진 검날이 ‘지잉-’ 하는 맑고 날카로운 굉음과 함께 그녀의 손에서 솟아올랐다. 그것은 마치 밤하늘의 별빛을 그대로 담은 듯 영롱하고 아름다운 광선검이었다. 어린 시절 검도장에서 땀 흘리며 갈고 닦았던 그녀의 몸은, 낯선 광선검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균형을 잡고 자세를 취했다.
흑염룡의 그림자는 갑작스러운 푸른 빛과 섬뜩한 굉음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놈의 붉은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저… 저건 또 무슨…!”
지은이는 새로운 힘, 포스와 그녀의 손에 들린 광선검에 대한 확신을 담아 심호흡을 했다. 그녀의 주변으로 푸른 포스의 기운이 은은하게 감돌기 시작했다. 마치 숙련된 제다이처럼, 그녀는 포스를 이용하여 흑염룡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다음 공격을 예측했다. 동시에, 어린 시절부터 몸에 익었던 검도의 기본 자세와 호흡법이 그녀의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제… 끝내주겠어!”
지은이는 손짓 한 번으로 봉구를 자신의 뒤로 물러나게 했다. 그리고는 마치 바람처럼 빠르게 흑염룡에게 달려들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푸른 광선검은 매 순간 ‘지잉- 지잉-’ 하는 날카로운 효과음을 내며 흑염룡의 거대한 몸체를 향해 맹렬하게 휘둘러졌다. 그녀의 검술은 단순히 빠르고 강한 공격이 아니었다. 검도에서 갈고 닦은 정확하고 절도 있는 움직임, 빈틈을 노리는 날카로운 찌르기, 그리고 상대를 제압하는 회전 기술 등이 포스와 광선검의 힘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흑염룡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흑염룡이 거대한 발톱으로 공격해오자, 지은이는 포스로 자신의 몸을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공중에서 그녀는 광선검을 회전시키며, 검도에서 배웠던 ‘머리’ 공격 자세로 흑염룡의 머리 부분을 향해 날카롭게 검날을 내리꽂았다. ‘찌이이잉-!’ 하는 굉음과 함께 흑염룡의 단단한 비늘이 녹아내리는 듯한 섬뜩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흑염룡이 분노하여 입에서 검은 불꽃을 뿜어내자, 지은이는 침착하게 광선검을 앞으로 뻗었다. 그녀는 포스를 이용하여 뿜어져 나오는 검은 불꽃을 흡수하고, 동시에 검도에서 익힌 ‘허리’ 막기 자세로 충격을 흘려냈다. 그런 다음, 흡수한 에너지를 포스와 검술을 융합한 새로운 기술로 승화시켜 흑염룡에게 되돌려 보냈다! 마치 검으로 벤 듯한 푸른 에너지 파동이 흑염룡을 강타했고, 놈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봉구는 지은이의 놀라운 검술과 포스의 조화에 넋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았고, 김씨 할아버지는 감탄과 경외가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아가씨… 어릴 적 검도 실력이 이렇게…!”
과연 지은이는 어릴 적 갈고 닦은 검도 실력과 새롭게 깨달은 포스,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든 빛나는 광선검으로 흑염룡의 그림자를 완전히 소멸시키고 ‘천상의 화음’을 지켜낼 수 있을까? 예측 불가능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은이의 싸움은 이제 그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힘을 쏟아붓는 마지막 검무로 승화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