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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무당굿전(한국판주술회전)

무당굿전 15편: 깨랑깨랑의 딜레마, 혼돈 속의 창조

by qooo2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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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굿전 15편: 깨랑깨랑의 딜레마, 혼돈 속의 창조
아스트라, 즉 망각의 지배자가 질서의 가면을 쓴 혼돈의 수장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은 지은을 거대한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가 믿었던 모든 것이 다시금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배신감과 경악, 그리고 자신의 힘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이 그녀의 영혼을 잠식했다.
"망각의 지배자... 당신은 대체 무엇을 원하는 거지?" 지은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절망이 뒤섞여 있었다. 흑염룡은 아스트라의 거대한 눈동자를 향해 으르렁거렸고, 은빛 광선검은 불안하게 떨렸다. 그녀의 표정에는 믿었던 존재에게서 받은 배신감과 자신의 힘에 대한 깊은 회의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스트라의 수많은 눈동자가 지은을 응시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마치 우주의 모든 논리를 대변하는 듯한 무감정한 음성이었다. "나는 **'존재의 균형'**을 되찾으려 할 뿐이다, 어리석은 창조자여. 너는 너무 많은 것을 창조했고, 그로 인해 우주는 불필요한 존재들로 가득 찼다. 나는 그 혼돈을 바로잡고 **'진정한 무(無)의 조화'**를 이루려 한다."
그의 말은 지은의 내면을 뒤흔들었다. 아스트라는 마치 자신이 우주의 질서를 수호하는 존재인 양 말하고 있었다. 그의 논리 안에서 지은의 창조는 '혼돈'이었고, 자신의 '망각'이야말로 '질서'였다. 지은은 자신이 과연 옳은 길을 걷고 있는지, 자신의 '깨랑깨랑'이 정말 순수한 창조의 힘인지 다시금 의심하게 되었다. 그녀의 심장은 혼돈의 메아리에 파고들어 마치 거대한 심연 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면의 혼돈, 흔들리는 자아: 깊어지는 고뇌
아스트라의 본모습이 드러난 이후, 지은은 더욱 깊은 고뇌에 빠졌다. 전투는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그녀의 내면에서는 더욱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봉구와 김씨 할아버지는 그런 지은의 곁을 지키며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녀를 지켜보았다. 지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빛은 깊은 고민으로 흐려져 있었다.
"아가씨... 아스트라의 말이 아가씨를 흔드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봉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지은을 향한 진심 어린 걱정이 담겨 있었다. 그는 지은이 겪는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듯했다.
김씨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은 더욱 깊어졌다. "망각의 지배자는 교활하오. 그는 '질서'와 '균형'이라는 가면을 쓰고 아가씨의 내면을 파고들려 하는 것이오. 아가씨의 힘은 창조의 힘이지만, 그 안에는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기에, 혼돈의 속성 또한 내포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김씨 할아버지는 지은의 힘이 가진 양면성을 설명하며, 그녀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고자 했다.
지은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아스트라의 말이 그녀의 가슴속에 깊이 박혔다. '깨랑깨랑'의 힘이 공허를 소멸시켰을 때, 그것은 과연 순수한 창조였을까, 아니면 혼돈의 씨앗을 뿌린 행위였을까?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든 검을 바라보았다. 그 검은 창조의 도구이자 동시에 파괴의 가능성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나는 무엇을 위해 창조하는가? 나의 창조가 결국 혼돈을 낳는다면, 무엇이 올바른 길인가?'
그녀는 명상에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주 대신 끝없는 심연이 펼쳐졌다. 그곳에서 '깨랑깨랑'의 빛은 은빛과 검은빛이 더욱 격렬하게 뒤섞이며 혼란스러워졌다. 마치 두 가지 상반된 힘이 그녀의 존재 안에서 충돌하는 듯했다. **'혼돈의 목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지은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불안을 건드렸다.
"보라, 창조자여. 너의 빛은 결국 어둠을 낳았고, 너의 질서는 새로운 혼돈을 불렀다.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평화가 아니겠느냐? 이 끊임없는 순환 속에서, 너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지은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녀는 자신의 창조물인 새로운 우주를 보았다.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그곳이 과연 '불필요한 존재들'로 가득 찬 '혼돈'에 불과한 것일까? 그녀는 자신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는 아스트라의 주장에 흔들렸다. 흑염룡조차 그녀의 내면의 혼란을 감지한 듯 불안하게 맴돌았다. 용의 눈빛은 흔들렸고, 그 몸에서는 미약한 검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우주의 공명: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을 찾아서
그러던 어느 날, 지은은 사라지는 별들의 잔향 속에서 미약하지만 분명한 공명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히 별의 소멸이 아니라, 우주의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어떤 기억의 파편 같았다. 마치 오랜 세월 동안 잊혔던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 같았다. 지은은 본능적으로 그 공명을 따라 우주를 유영했다. 봉구와 김씨 할아버지도 그녀를 따랐다. 그들은 지은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걷히는 것을 느끼며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아스트라가 사라지게 만든 별들의 잔해가 흩어져 있는 공간이었다. 그곳은 빛 한 점 없이 어두웠지만, 사라진 별들의 미약한 잔광이 마치 죽어가는 영혼의 빛처럼 아른거렸다. 그곳에서 지은은 '깨랑깨랑'의 힘을 이용해 잔해 속에 남아있는 에너지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에서 은빛과 검은빛이 섞인 오묘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별들의 잔해를 어루만졌다. 그녀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잔해들은 희미하게 떨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잔해 속에서 희미한 빛이 피어올랐고, 부서진 별의 이미지들이 그녀의 정신에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별들이 소멸되기 직전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생생하고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마치 주마등처럼 그녀의 의식 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보았다. 망각의 사도들이 다가오는 순간, 별들에서 생명체들이 필사적으로 빛을 내며 저항하려 했지만, 그 빛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망각의 힘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리고 그 이미지 속에서, 별들의 빛이 사라지는 순간, 그들의 '존재'가 '망각'되는 찰나에, 마치 우주의 고통스러운 외침처럼 미약한 메아리가 들려왔다.
"잊지 마라... 우리는 존재했다... 우리의 삶은... 우리의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아..."
그것은 별들의 마지막 외침이자, 아스트라의 '무의 조화'가 결코 '평화'가 아님을 증명하는 고통스러운 증거였다. 아스트라가 지우려 했던 것은 단순히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고유한 삶과 기억을 가진 '존재' 그 자체였다. 그의 '질서'는 곧 '망각'이었고, 그의 '조화'는 '소멸'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파괴가 아닌, 존재의 근원 자체를 지워버리는 끔찍한 행위였다.
깨달음: 혼돈 속의 창조, 진정한 조화의 길
지은은 비틀거렸다. 그녀의 내면을 짓누르던 의문들이 서서히 걷히는 듯했다. 아스트라는 '혼돈'을 '질서'로 가장하며 그녀의 창조를 부정하려 했지만, 그가 지우려 했던 것은 결코 '혼돈'이 아닌, 생명과 기억, 그리고 존재의 다양성이었다. 아스트라의 논리는 단지 그의 오만함과 독선적인 지배욕을 감추기 위한 거짓된 가면이었다.
"아스트라... 당신의 질서는 가짜야. 당신은 우주의 고유한 존재들을 지우려 하고 있어!" 지은의 목소리는 비록 갈라졌지만, 그 안에는 확고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혼란의 그림자가 걷히고, 새로운 깨달음의 빛으로 타올랐다.
그녀는 자신의 '깨랑깨랑'의 힘을 다시 바라보았다. 은빛과 검은빛이 뒤섞인 그 힘은 더 이상 혼란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모든 가능성을 포용하는 힘'**으로 느껴졌다. 창조와 파괴, 질서와 혼돈,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조화'였다. 그녀의 힘은 단순히 한 가지 속성에 갇히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변형시킬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김씨 할아버지가 지은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의 눈빛에는 지은을 향한 자랑스러움과 존경이 가득했다. "아가씨... '잊혀진 별들의 시대'는 단순히 별의 소멸이 아니었소. 그것은 '기억의 소멸'이자 '존재의 부정'이었소. 아스트라는 그 '망각'을 통해 우주의 모든 다양성을 지우려 하는 것이오. 아가씨의 힘은 그 모든 것을 되살릴 수 있는 **'기억의 창조자'**가 될 수 있소이다."
봉구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아가씨는 혼돈을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혼돈 속에서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가씨의 힘이잖아요! 아가씨의 창조는 단순한 질서가 아니라, 생명을 품는 진정한 조화입니다!"
지은은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깨랑깨랑'의 힘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은빛과 검은빛이 그녀의 몸을 감싸며 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힘을 의심하지 않았다. 혼돈의 씨앗이 있더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창조를 피워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이었다. 그녀는 혼돈을 부정하는 대신, 그것을 포용하고 새로운 창조의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혼돈 속의 질서이자, 무한한 가능성의 발현이었다.
그녀는 눈을 떴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 나는 **'혼돈 속의 창조자'**다. 아스트라, 당신의 망각은 결코 나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우주의 모든 존재와 기억을 지켜낼 것이다. 나의 창조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나의 빛은 모든 어둠을 꿰뚫을 것이다!"
지은은 흑염룡을 소환하고, 은빛 광선검을 다시 쥐었다. 검은 빛과 은빛이 어우러진 그녀의 모습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웅장했다. 그녀는 망각의 지배자 아스트라를 향해 돌진할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힘을 두려워하지 않고, 혼돈 속에서 진정한 창조의 의미를 찾아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시험은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고, 자신의 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과연 지은은 '망각의 지배자' 아스트라의 '질서'라는 가면을 벗겨내고, 우주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그녀의 '깨랑깨랑'은 과연 혼돈 속에서 진정한 창조의 빛을 발할 수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지은과 아스트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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