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굿전 11편: 공허의 심장부
- 빵상 깨랑의 극한
차원의 문을 넘어선 순간, 지은과 봉구, 김씨 할아버지는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압력과 함께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수많은 차원의 조각들이 거대한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있었고, 그 중심에는 모든 빛을 집어삼킬 듯한 거대한 검은 소용돌이가 존재했다. 바로 공허의 군주들의 본거지였다.
"이곳이... 공허인가?" 지은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의 광선검 손잡이에서 푸른빛과 검은빛이 더욱 격렬하게 맥동했다.
봉구는 잔뜩 움츠러들었지만, 지은의 다리 뒤에 숨어 주변을 경계했다. "아가씨, 여기 기운이 너무 이상해요. 온몸의 털이 다 서요!"
김씨 할아버지는 주름진 얼굴에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지팡이를 꽉 쥐었다. "어둠의 심장부로군요. 이곳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고, 모든 것이 끝날 것입니다."
그때, 검은 소용돌이 속에서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거대한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수억 개의 별을 삼킨 듯한 검은 존재였으며, 눈은 심연의 붉은 불꽃으로 이글거렸다. 주변의 공간 자체가 그 존재의 압도적인 기운에 짓눌려 일그러지는 듯했다.
"나의 영역에 침범한 미물들이여..." 공허의 군주가 입을 열자, 그 목소리는 수천 개의 차원이 동시에 무너져 내리는 듯한 굉음으로 귓가를 때렸다. "감히 나의 계획을 방해하려 하다니. 어리석은 인간이로군."
빵상 깨랑의 극한: 차원 조작의 응용
지은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눈을 감았다. '깨랑깨랑'의 힘이 그녀의 의식을 우주 끝까지 확장시켰다. 공허의 군주가 내뿜는 압도적인 기운 속에서도 그녀는 그 존재의 근원적인 에너지 흐름을 읽으려 애썼다. 흑염룡의 기운과 우주의 힘이 그녀의 몸속에서 격렬하게 공명하며 새로운 통찰력을 주었다.
"이것은... 에너지가 아니야. 비어있음 그 자체를 조종하고 있어." 지은의 눈이 번뜩 뜨였다. 그녀는 공허의 군주가 단순한 힘의 존재가 아니라, '공허'라는 개념 자체를 다루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그래, 인간 무당. 너는 제법 통찰력이 있군. 나는 모든 것을 무로 돌리는 자. 너희의 존재 역시 결국 **무(無)**로 돌아갈 뿐이다." 공허의 군주가 손을 들어 올리자, 주변의 차원 조각들이 산산이 부서지며 지은 일행을 향해 돌진했다.
"빵상빵상!" 지은이 외치자, 그녀의 손끝에서 푸른빛과 은빛이 뒤섞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날아오는 차원의 파편들을 향해 손을 휘둘렀고, 파편들은 마치 물결처럼 그녀를 피해 휘어져 나갔다. 어떤 파편은 아예 다른 차원으로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공허의 군주님, 저들에게 집중하세요!" 봉구가 지은의 옆에서 날카로운 발톱으로 작은 어둠의 하수인들을 찢어발기며 소리쳤다. 그는 공허의 군주에게 시선을 돌리게 하여 지은이 대응할 시간을 벌어주려 했다.
김씨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휘둘러 주변의 기운을 교란시키며, 공허의 군주가 지은에게 완벽하게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아가씨, 저 자의 움직임은 차원의 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틈을 노려야 합니다!"
지은은 김씨 할아버지의 말에 번뜩이는 깨달음을 얻었다. 공허의 군주가 공간을 무(無)로 돌리는 힘을 사용할 때, 순간적으로 미세한 차원의 균열이 생긴다는 것을 '깨랑깨랑'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은은 광선검을 높이 들었다. "빵상빵상!" 그녀는 검을 휘둘러 공허의 군주가 만들어낸 미세한 차원의 균열을 향해 베었다. 검은 균열은 지은의 힘에 의해 순간적으로 확장되었고, 균열 너머로 공허의 군주의 본체가 잠시 드러났다.
"하찮은 발버둥이로군!" 공허의 군주가 다시금 강력한 무의 힘을 뿜어내며 균열을 닫으려 했다.
합일의 힘: 흑염룡과 우주의 조화
지은은 온몸의 기운을 끌어모았다. 흑염룡의 검은 기운이 그녀의 몸을 휘감았고, 우주의 푸른빛 에너지가 그 위를 춤추듯 흘렀다. 두 가지 상반된 힘이 그녀의 몸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광선검으로 집중되었다. 광선검의 검날은 이제 검은빛과 푸른빛이 완벽하게 융합된 보랏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깨랑빵상 합일!" 지은이 포효하듯 외쳤다.
그녀는 검을 휘둘러 공허의 군주가 있는 차원의 균열을 향해 보랏빛 에너지 검기를 날렸다. 검기는 차원의 벽을 찢어버리듯 뚫고 들어가 공허의 군주의 본체에 명중했다.
"크아아악!" 공허의 군주에게서 고통스러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검은 몸에서 보랏빛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균열 속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봉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맹렬히 돌진하여 공허의 군주의 측면을 공격했다. 김씨 할아버지 역시 지팡이로 주변의 공허 에너지를 분산시켜 지은을 도왔다.
공허의 군주는 잠시 휘청거렸지만, 이내 다시 자세를 잡았다. "대단하군... 미물 주제에 나의 근원에 상처를 입히다니... 하지만 너희의 힘으로는 나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없다! 나는 무(無) 그 자체!"
공허의 군주가 온몸에서 칠흑 같은 기운을 뿜어내자, 주변의 차원 조각들이 더욱 격렬하게 부서져 내렸다. 지은 일행을 향해 무수한 차원의 칼날들이 쏟아져 내렸다.
"아가씨, 위험해요!" 봉구가 지은을 감싸려 했다.
"걱정 마, 봉구야." 지은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깨랑깨랑'의 힘으로 자신과 봉구, 김씨 할아버지 주변의 모든 차원 흐름을 감지했다. 그리고 '빵상빵상'의 힘으로 그 모든 차원 칼날들을 피해내기 위해 공간 자체를 뒤틀었다. 그녀의 몸은 마치 유령처럼 차원의 칼날 사이를 미끄러져 지나갔다.
"이것이 너의 한계인가? 겨우 피하기만 하는 것인가!" 공허의 군주가 조롱하듯 외쳤다.
지은은 미소 지었다. "아니, 이것은 시작일 뿐이야. 네가 가진 힘이 '무(無)'라면, 나는 그 '무' 속에 **유(有)**를 만들어낼 수 있지!"
그녀의 손에서 다시 보랏빛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이번에는 단순한 공격이 아니었다. 그녀는 '빵상빵상'으로 공허의 군주 주변의 공간을 여러 개의 미세한 틈으로 분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틈 속에 '깨랑깨랑'으로 감지한 빛의 에너지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공허의 군주가 경악하며 외쳤다. "말도 안 돼! 감히 나의 공허 속에 생명을 불어넣다니!"
지은은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보랏빛 에너지는 공허의 군주를 감싸는 무의 공간 속에서 폭발적으로 증식하며, 점차 희미한 별빛으로 변해갔다. 공허의 군주의 몸이 빛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공허의 군주여, 네가 모든 것을 무로 돌릴 수 있다면, 나는 그 무에서 새로운 시작을 만들겠다!" 지은의 목소리가 공허의 심장부에 울려 퍼졌다.
빛은 점점 더 강렬해졌다. 공허의 군주는 고통스럽게 몸부림쳤지만, 지은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빛은 마치 거대한 별이 탄생하는 것처럼 확산되어 나갔다. 검은 공허의 공간은 이제 수많은 별빛으로 가득 찬 우주로 변해가고 있었다.
새로운 우주의 탄생과 운명의 결정
지은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 광선검을 들어 올렸다. "이것으로 끝이다!" 그녀는 광선검을 휘둘러 공허의 군주를 감싸고 있던 가장 거대한 빛의 덩어리를 갈랐다.
쩌렁쩌렁한 소리와 함께, 공허의 군주의 존재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수많은 빛의 조각으로 흩어졌다. 그 조각들은 새로이 태어난 우주의 별이 되어 반짝였다. 공허의 심장부는 더 이상 어둡고 황량한 곳이 아니었다. 새로운 별들로 가득 찬 아름다운 우주로 탈바꿈했다.
지은은 힘없이 주저앉았다. 봉구와 김씨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달려와 부축했다.
"아가씨! 괜찮으세요?" 봉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아... 해냈어..."
그때, 저 멀리서 아스트라의 형상이 빛을 내며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장하구나, 지은. 너는 공허를 물리쳤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우주를 창조했다. 너는 진정 우주의 창조자가 될 자격이 있구나."
"창조자요...?" 지은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끝에서는 여전히 희미한 별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아스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너는 더 이상 단순한 무당이 아니다. 너는 우주의 균형을 수호하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너의 여정은 이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것이다."
그때였다. 지은의 몸에서 다시 한번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의 광선검은 이제 순수한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흑염룡의 그림자는 그녀의 등 뒤에서 마치 수호신처럼 선명하게 드러났다.
[우주의 창조자, 지은의 힘이 각성했습니다. 새로운 시작이 열립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지은은 새로운 힘에 대한 막대한 책임감을 느꼈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희망과 기대감을 품었다.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지은이 아스트라에게 물었다.
아스트라는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새로운 우주의 별들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너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하지만 기억하거라,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위협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너의 힘은 언제나 이 우주의 울림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새로운 우주 속에서, 지은의 새로운 여정은 시작되었다. 그녀는 이제 단순한 무당이 아닌, 우주의 운명을 짊어진 존재로서,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공허를 빛으로 바꾼 그녀의 손에서, 우주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다음 편에서 계속... 지은의 새로운 여정은 과연 어디로 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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